비용과 인원의 지원이 충분하다면 궁극적으로 PRM이라는 큰 그림안에서 CRM과 SCM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CRM만이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는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CRM을 먼저 추진하고 있는 경우 PRM은 어떻게 준비되어야 하는 것일까?


▨▨▨ PRM을 위한 CRM 구축시 유의할 점 ▨▨▨


CRM 전략 단계에서부터 PRM을 고려한다.
CRM의 궁극적인 목적이 고객만족도를 높여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일임은 위에서 이미 언급했다. 최종삼 LG홈쇼핑 CIO가 위에서 이미 말했듯이 CRM은 SCM과 맞물려 진행해야 되는 것이고, 그것이 궁극적인 PRM이다. 때문에 LG홈쇼핑이나 대상처럼 CRM과 SCM를 맞물려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PRM 모습이겠지만, 이것은 기업의 문화나 산업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므로 CRM을 추진하기 전 먼저 자사의 비즈니스 형태를 각각의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SCM과 CRM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려사항일 뿐 CRM 추진시 PRM의 그림은 그려져 있어야 한다. 그래서, CRM 추진시 자사의 CRM 추진 목적 및 타겟 고객군은 협력업체와 공유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협력업체 또한 수요사의 고객에 알맞게 프로세스 정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CRM 작업을 마친 뒤 그것을 진행코자 한다면, 그것은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요하게 될 뿐이다. 또한, CRM 단계에서 고객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일은 삼성화재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고객의 눈으로 협력업체를 볼 수 있게 해 준다.


CRM이 가져올 조직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데이콤의 CRM 프로젝트(텔코스)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아직 완전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까닭에 대해 김선태 상무는 조직의 변화가 함께 수반되지 않았던 까닭이라고 전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알리안츠제일생명은 1차 컨설팅이 끝난 상태에서 대대적으로 조직을 변화시켰다. 이에 대해 구인유 알리안츠제일생명 CIO는 “CRM은 고객의 관점에서 회사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조직의 변화는 당연하다는 것.
알리안츠제일생명은 CRM을 진행시키기 위한 T.F.T.를 구성하는 것 외에도 e비즈니스 전담기구를 상설화했다. 뿐만 아니라 IT 조직 역시 알리안츠제일생명이 기획하고 있는 콜센터, 사이버 마케팅, 전담 설계사 중심의 CRM을 지원하기 위해 헬프 데스크를 구성할 예정이다. 구인유 CIO의 말처럼 영업조직에게 정확한 고객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IT 조직까지 조직 변화에 나선 것이다. 회사의 프로세스를 변화와 함께 조직이 변화해야 CRM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며, 고객 중심으로 협력업체의 프로세스와 조직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명욱 동부화재 사이버비즈니스 본부장도 구인유 알리안츠제일생명 CIO와 비슷한 생각이다. “회사내 CRM의 최종적인 모습은 고객 중심으로 회사 조직이 완전히 변하는 것이다.”라는 것. 동부화재도 사업부제 확립, 가치사슬 해체를 고려한 기능전문화 도모, e비즈니스 기획/육성/추진에 적합한 조직모델 필요하는 결론을 내리고 이러한 결론에 기반한 조직변화를 CRM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회사내에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주목한다.
동부화재는 CRM을 시작하면서 가온아이를 비롯한 5개 회사가 구성한 컨소시엄을 선정해 인트라넷을 통합한 그룹웨어 기반의 e지식경영에 들어갔다. CRM을 시작하면서 왜 엉뚱하게도 고객DB 통합이나 고객채널 통합과 같은 일반적인 일들을 시작하는 대신에 e지식경영 체제를 구축하는데 구축했을까?
보험사들의 영업방식이 원래 그렇듯이 동부화재도 설계사들이 영업채널의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부화재는 설계사들에게 많은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CRM의 기본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안명욱 동부화재 사이버비즈니스 본부장은 “CRM은 회사내 고객을 잘 아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안용병 동부화재 사이버비즈니스팀 팀장은 “고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설계사이며, 매출 역시 거기서 대부분 발생되니 CRM이 설계사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동부화재가 설계사 말고 주목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CRM 관련 채널은 CS(Customer Services)팀이다. 동부화재 CS팀은 동부화재의 전략적 목적에 따라 경영혁신팀으로 출발하여 지난 해 디지털프론티어팀을 거쳐 CS팀으로 발전했다. 고객만족과 e비즈니스 체제로의 진입이 경영혁신의 가장 중요한 주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부화재의 CS팀은 다른 회사들의 CS팀과는 달리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설계사들을 교육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다른 기업들의 CS 부서가 고객의 불편사항을 접수해 처리하는 수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된다. 동부화재의 CS팀의 이러한 역할은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서에서 CRM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가장 바람직하다는 동부화재 경영진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나 홀로 CRM은 곤란하다.
고객정보는 어느 기업에게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어떤 기업이 가진 고객은 다른 기업의 고객이기도 하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혼자만 고객을 상대로 영업이나 마케팅 혹은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속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김승언 삼성화재 CIO와 최종삼 LG홈쇼핑 CIO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완전한 의미의 CRM이 가능키 위해서는 SCM도 함께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SCM 안에는 단순히 상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보험사처럼 고객과 회사를 이어주는 끈들도 포함되어 있다.
㈜SK는 OK캐쉬백이라는 상품을 고객에게 내놓음으로써 기존 오프라인 고객들을 온라인 CRM 형태의 OK캐쉬백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현재 ㈜SK의 고객은 약1,400만정도이다. 이러한 규모의 고객 모으기가 가능했던 것은 OK캐쉬백과 함께한 외환카드, 버거킹 등의 다른 기업이 있기 때문이었다. 여러 기업이 함께 모여 고객의 다양해진 욕구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했기 때문에 함께 매출상승과 고객만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협력업체에 대한 IT 지원을 강화한다.
‘그래, 우리는 함께 가야 잘 살 수 있어.’라고 외치면서도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늘여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함께 갈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가령, 당신 고객의 재산과 목숨이 위태로울 때 보험사들과 연계된 병원 및 차량 수리소가 제때에 오지 않거나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당신 고객은 누굴 욕하겠는가? 그 화살은 당신 회사에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김승언 삼성화재 CIO(상무)는 “이러한 협력업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웹 상에서 이들을 연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CRM이나 PRM 혹은 SCM이 추진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IT 인프라도 비교적 우수하고 비용이나 전문인력 등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들과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그와 반대의 환경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기존의 협력업체들을 대등한 방식의 PRM이 가능한 업체들로 모두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LG홈쇼핑이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ASP 서비스를 해나가면서 단계적으로 IT에 대한 지원과 정보공유를 강화하고 있는 것처럼 CRM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협력업체에 대한 IT 지원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CRM 및 PRM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출처:CRM웹진 제 40호 Expert's Colu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