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유독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만원 엘리베이터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보는 사람마저 한층 더워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땀냄새까지 진동한다면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나 맡는 사람 모두에게 고역이다.

땀을 흘리는 정도가 바로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이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양·한방 전문의들은 “땀은 건강상태를 나타내주는 일종의 ‘신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땀을 유독 많이 흘리게 됐거나 찬 냉면을 먹으면서도 땀이 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침대가 땀으로 흥건이 젖는다면 한번쯤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방에서 본 ‘땀’=강남경희한방병원 성인병센터 고창남 교수는 “일반적으로 태음인을 제외하고는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한다”며 “특히 갑자기 안나던 땀이 줄줄 흐른다면 심장질환이나 관상동맥질환 등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몸안을 흐르는 혈액이 밖으로 나온 것이 땀이며 혈액의 움직임 등을 관장하는 장기가 바로 심장이기 때문에 땀에 관련된 이상은 바로 심장의 이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고교수는 “땀이 어디에서 집중적으로 많이 나는지를 보고도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시원한 냉면을 먹으면서도 땀을 흘리는 것은 폐에 기운이 없어서 이고, 잠잘 때에 유독 땀을 흘리는 사람은 양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땀의 정체=우리 몸 전체 피부에ㄹㄹ 통틀어 200만∼300만개 정도인 땀샘에서 만들어지며 분비량은 하루평균 평균 600∼700㎖지만 운동할때에는 4000∼1만㎖를 흘릴 수 있다. 또 기온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땀의 분비량도 많아지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는 습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면 섭씨 30도의 기온에서, 습도가 높을 경우 섭씨 25도 정도에서 땀을 흘리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운동을 하고 있다면 섭씨 20도에서도 땀이 나기 시작한다. 땀을 흘리는 정도는 개인차가 심한데 이는 자신의 체온이 높을 수록 땀을 더 흘리기 때문이다.

◇땀 냄새는 왜 날까=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땀샘은 에크린선과 아포크린선 등 2가지가 있다”며 “이중 땀냄새를 일으키는 것은 아포크린선과 체모 근처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땀의 성분을 분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포크린선은 겨드랑이 밑이나 젖꼭지, 음부 등에 분포하며 특수한 냄새를 만든다.

◇땀의 메커니즘=땀을 나거나 멈추게 하는 것은 연수다. 체내의 수분이나 온도, 피부 표면의 온도 등을 감지해 땀을 나게도 하며 땀의 분비를 억제하는 명령은 자율신경을 통해 전달된다.

이 때문에 땀의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일단 내장이나 신경에 이상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 고열을 동반하는 감기·독감·폐렴·신우신염·패혈증의 경우과 같이 감염증상을 동반해 고열로 인한 발한은 내장이나 신경부위의 이상보다는 해당 감염증을 먼저 의심해봐야 한다.

◇땀흘리는 정도로 건강체크=가정의학과인 강남 베스트클리닉의 권해석 원장은 “밤에 자면서 땀을 흘려 침대를 흥건이 적시는 사람은 결핵이나 만성종양을 의심할 수 있으며 손이나 발 등 부분적으로 땀이 과다하게 흐르는 부분적 다한증은 염증, 종양, 척수질환이나 말초신경 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흉부 등 교감신경절 수술을 받고 나서 얼굴등에 땀이 많이 흐른다면 수술로 인한 자율신경장애가 이유일 수 있다. 또 뇌종양이나 뇌출혈이 있을 때에도 평소보다 땀이 많이 흐를 수 있으며 악성임파종이나 손과 발이 커지는 말단거대증이 있을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 폐경기증후군 등도 땀을 많이 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땀과 연관된 냄새로 사람마다 독특한 체취가 있다. 체취 역시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척도가 될 수 있다.

인천힘찬병원 내과 박혜영 진료부원장은 “아세톤 냄새를 풍기는 사람은 당뇨병 증세가 있음을 의미하고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면 신장기능이상을, 갈색 빵 체취를 풍기는 사람은 장티푸스를, 김빠진 맥주 냄새가 나는 사람은 결핵성 림프선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달콤한 냄새는 디프테리아, 포도냄새는 녹농균, 썩은 사과 냄새는 파상풍 등이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권원장은 “땀이 과도하게 많이 흐를 경우 단순히 피부과 등을 찾기보단 이와 동반될 수 있는 감염증상이나 악성종양, 암 등의 발생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땀,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반대로 땀이 나야할 상황에서 땀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는 체온조절이나 발한중추가 있는 뇌의 시상하부의 장애를 생각할 수 있다. 이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뇌종양이나 뇌의 외상, 염증, 혈관병 등일 수 있다. 또 히스테리 증상과 같은 정신적인 원인도 있다.

요즘같은 더운날씨에 길을 걸을때 처음엔 땀이 조금흐르다가 얼굴만 붉어지고 땀이 더이상 나지 않는 경우는 열사병이 주범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