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딸을 보기 위해 하와이에 갔을 때 일이다.
나는 시장을 본 뒤 택시로 딸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택시 운전사들은 늘 A코스로 다녔다.
하와이는 건물과 집의 번지수가 규칙적이어서, 항상 틀리지 않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내가 탄 택시가 A코스와 다른 길을 달리고 있었다.
서투른 영어로
"다른 택시들은 A코스로 다녔는데 당신은 왜?"라고 물었다.
택시 운전사의 대답은
"집까지 데려다 줄테니 걱정 말라"는 것이었다.
A코스로 가면 요금이 7달러 밖에 안 나오는데, 이날은 10달러가 나왔다.
은근히 화가 났다.
마침 집에 돌아와 있던 딸에게 설명했고, 딸 은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하와이를 다니러온 어머니는 영어도 서툴고 지리에도 어둡다.
그런데 당신네 회사 택시운전사가….".
택시 회사측은 주소를 확인하더니 곧바로
"아! 그렇다면, 우리 택시 운전사가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로 돌아간 것이니 우리 운전사 잘못"
이라고 순순히 시인했다.
운전사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를 물어보더니
"2시간 이내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1시간쯤 뒤 전화가 걸려 왔다.
"미안하다"며 또다시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며, 남은 시간 좋은 관광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틀 뒤 딸 집의 우편함에 편지가 배달됐다.
봉투에는 5달러 짜리 택시 쿠폰 4장과 하와이 풍경이 담긴 예쁜 엽서가 들어있었다.
택시 회사가 보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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